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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문의 이야기를 정말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. 그러나 자신도 미술관에서 기이한 일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문에 혹하는 자들도 조금씩 생겨났다.
물론 그런 상상 속 허구에 열광하는 것, 그리고 그런 말을 전하는 것조차 수치라고 비난하는 자들도 있었다.
사람들이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태연히 흐르고 흘러...
어느덧 장미 정원 미술관에서 2주 동안 열리는 특별 전시, 주화전을 관람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.
해가 뜨고, 하늘을 가로질러 마침내 져버린 지도 오래. 북적였던 미술관에도 폐장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.
남아있는 사람들 중에는 소문을 단단히 믿고 온 사람도, 완전히 믿진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에라도 매달려 보고 싶은 사람도,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린 사람도, 다른 사람들이 무얼 하든 그저 전시를 감상하러 온 사람들도 있을 테다.
이제 그런 사사로운 목적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.
중요한 것은 우리가, 지금, 이곳에 있다는 것.
폐장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?
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?
모든 것이 기묘하고 비상식적인 소문에서 시작되었음을 망각하지 마라.
결국에는 다 네가 선택한 일임을 망각하지 마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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